최근 일부 카드의 실물 카드에서 카드 번호 표기 자체를 없애는 경우가 생기고 있다. 토스뱅크의 체크카드를 필두로 하나카드의 일부 카드에서 ‘클리어 옵션’이라는 이름으로 선택할 수 있게 한다. 물론 기본적으로 켜져있다.
이런 일을 벌리는 데에는 여러 이유가 있을 것이다. 표면 상 드러난 이유라고 한다면 하나카드사가 자사의 클리어 옵션에 대한 설명에서 밝힌 바로는 실물 카드 분실 시에 카드번호 도용 사고를 막을 수 있다는 효과를 제시하고는 있다.
그런데 이런 것에 대해 과연 이용자 입장에서 득이 되는 변화인가에 대해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일단 이런 카드번호 표기를 제거함으로서 얻는 기능은 무엇이 있을까?
1. (하나카드가 스스로 주장하는 바에 따르면) 카드 분실 시 발생할 수 있는 도용 가능성 최소화
-> 이건 의미가 있는 기능성인지 약간 의문이 든다. 사실 카드번호를 도용했다 쳐도 카드가 분실된 걸 안 시점에서 분실신고 한 번 하면 카드 승인이 막히는 우리나라 카드 결제 시스템에서 저걸 걱정할 사정인지는 의문이다. 분실신고하여도 바로 정지되지 않는 거래가 한 두가지 정도 존재하기는 하는데 공과금 자동납부(미납 발생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해당 카드사에 타 카드가 살아있으면 이 카드로라도 승인을 내주는 경우까지도 있다.)와 후불교통카드 같은 무승인 거래(거래 특성 상 반영되는데 시차가 존재한다.)이다. 그런데 전자는 등록하려면 카드 명의자 생년월일 같은 정보까지 알아야하니… 사실 상 후자 정도인데 우리나라에서 무승인 거래가 되는 곳이 후불교통카드 정도가 전부 아니던가… 해외 결제를 막는다는 취지 정도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일까…
2. (글쓴이 본인의 생각) 카드 발급 단가 절약
-> 사실 이것도 생각해봤으나 곱씹어 생각해보면 이 또한 아닌 것 같다. 카드번호와 CVC를 인쇄하지 않는다하여도 어차피 영문이름과 카드 유효기한은 인쇄해야된다. 별반 차이 없을 것이다.
다른 이유는 생각나지도 않는다. 그러면 이용자 입장에서의 단점을 한번 생각해보자
1. (카드 설명서에서도 설명한 바이지만) 국외 결제와 같이 특수한 상황에서는 결제가 어려워질 수 있다. 사실 해외 결제 사정은 잘 모르지만 카드 겉면의 카드번호를 대조하는 곳이 존재하기는 하는 모양이다.
2. (이 또한 카드 설명서에 언급되어 있지만) 카드사 앱 쓰는 것이 버겁다면 카드 정보 보는 일이 고역일 수도 있다.
3. 실물카드번호가 필요한 순간에 휴대폰이 없거나 배터리가 방전되면 해당 카드를 사용할 수 없다. 물론 카드 번호를 직접 쓸 일이 그렇게 자주 있는 것은 아니긴 하지만 없지도 않다. 시외교통 수단의 예매가 대표적이다.
4. 카드 단말기가 고장나서 전화승인을 해야되는 경우 결제가 불가하다. 카드단말기가 고장났을 때 카드가맹점이 카드 결제를 내는 방법으로는 카드번호 양각부분을 압인하던가 카드번호가 있는 부분을 복사기로 복사해서 출력하고 전화로 카드번호 같은 정보를 넣고 승인번호를 받아서 해당 압인 또는 복사한 용지에 기재하고 카드소유자 서명을 받아서 전표를 간이로 만들어서 수기전표 매입을 하는 방법이 존재하는데 카드번호가 기재된 부분이 실물카드에 없는 이런 카드는 아예 방법이 없다.
5. (글쓴이 본인도 다른 이의 SNS에서 언급을 보고 안 사실이지만) 카드를 습득하였을 때 카드사에 카드를 습득한 사실을 알리기 어렵다.
이런 사정을 고려해보면 카드번호 미표기는 이용자 입장에선 단점만 가득한 기능이지 않나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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