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의 인터넷 생활을 되돌아보며

저와 SNS를 통해 이어진 사람들이 지금 시점에선 상당수 있습니다. 사실 현실에서 이어진 사람보다 더 많은 거 같아요.

지금의 인터넷을 통해 이어진 사람들과의 접점을 거슬러 올라가보니 이 관계들은 몇 가지 그룹으로 나뉘어 분리된 느낌이지만 제 시점에서의 첫 접점은 한 곳으로 모이더군요.

중학교 3학년 시절 여름에 Minecraft라는 서버의 서버 사이트에서 만난 사람과 카톡을 주고 받으며 단체 채팅방파고 떠들기 시작한게 시작이었어요. 그 중 한 사람이 자신의 다른 인터넷 상의 지인이 하는 청소년 기업이라는 것이라거나 게임 개발 그룹이라거나 그런 곳에 데려가면서 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또 그 사람들이 하거나 만든 SNS에서 사람을 또 사귀며 그 폭이 넓어져 현재에 이르렀습니다.

그 중학교 3학년 시절이 2013년이니 어느덧 10년이 지났군요. 10년 전의 저는 현재와 같은 상황을 결코 예측하지 못했었을 것 같습니다.

10년이라는 시간 동안 이 관계들 속에서 여러 일을 겪으면서 저 자신 역시 긍정적이던 부정적이던 영향을 많이 받았던 거 같습니다.

지금 시점에서 보면 웃음만 나오는 일이지만 중고등학생 시절에서나 가능했던 초반에 청소년기업이라는 X 모 사(회사라고 해도 되는지는 의문입니다만)에서의 일들(제대로 된 회사가 아니니 급여라는 것도 없고 업무 지시도 제대로 없고 뭘 해야하는지도 모르고 그냥 놀고 그러다가 터져버린듯한 그런 일이었죠) 도 있고

C 모 게임 제작 그룹에서는 그래도 게임이 만들어지는 것은 있었고 이름 정하고 그런 회의도 열고 그랬던 기억이 나네요. 비록 제가 개발 쪽을 맡진 않고 사무적인 부분을 담당하기는 했습니다만 그런 프로세스 속에서 있어본 것은 그래도 어느 정도 사이클은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았어요. 물론 그게 제대로 된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죠.

대학에 와서는 더 큰 일들이 기다리고 있었죠. 자신이 사업을 벌이는데 사무적인 부분을 대신 좀 맡기면서 수익의 n%를 받았던 적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사업자의 공동대표자 중 1명이 모종의 이유로 잠적하는 바람에 그 사업체와 관련된 모든 이가 골치아파지는 경험을 해보기도 했고요. 살면서 써볼 일이 있을까 싶었던 내용증명을 써서 보내보기도 했었습니다.

이런 굵직한 이벤트가 아니고서라도 사람 관계 간의 여러 문제들도 겪었고… 좋게 끝난 적도 있고 결국 관계의 단절로 이어진 경우도 많았습니다. 사실 이게 인터넷 상에서 만난 인연의 한계일 것입니다. 쉽게 이어지지만 그 만큼 쉽게 끊어지는 관계인 것이니까요. 그 사실이 내심 안타까운 것이지만 저 역시도 종종 스스로 관계의 단절을 스스로 해내기도 하니 달리 할 말은 없습니다. 서로 주고 받는 것이죠. 하지만 아쉽고 요즘들어 가끔은 이 안에서 나 홀로 동떨어져있는 느낌이 들기도 해서 마음이 편치 못한 것도 사실인 것 같습니다. 제가 이 관계들에 너무 과하게 붙잡은 탓이겠죠.

그래도 이 10년을 되돌아보면서 그 관계를 계속 잡으며 현재까지 끌고온 것에 대해 후회는 없는거 같습니다. 좋든 싫든 저 자신에게 상당히 많은 영향을 끼친 것은 사실이고 그렇기에 이런 것들 없이는 지금의 저를 설명하기 힘든 부분도 존재할 것이기 때문이겠죠. 이젠 그런 모습 조차 저의 일부가 되어버린 것이니까요. 앞으로 얼마나 이런 것이 가능할진 모르겠지만 닿는 시점까진 끌고가고 싶네요. 🙂


게시됨

카테고리

작성자

태그:

댓글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